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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 사이, 바다를 걷다. 만지도와 연대도

2월 3 업데이트됨

몇 번 언급했지만, 통영은 섬이 많은 곳입니다. 그런데 막상 섬에 들어갈 생각을 하면 어딘지 모르게 맘을 단단하게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그 유명한 소매물도 같은 곳은 쾌속선을 타고도 장장 1시간 40분을 달려야 하니 상당히 먼 거리입니다. 섬에 들어갔다 나오면 하루를 온전히 그곳에서 보내야 할 정도지요. 하지만, 이렇게 먼 데 있는 섬만 좋은 것은 아닙니다. 뭍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만지도와 연대도가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지요.


연대도와 만지도에 닿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물론 둘 다 배를 타고 가야 하지만, 어디서 타느냐에 따라 만지도에 먼저 도착하느냐, 연대도에 먼저 도착하느냐가 달라지지요.

통영 시내에서 좀 더 가까이에 있는 연명항에서 배를 타면 만지도까지 한달음에 달려가게 됩니다. 반면 연명항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달아항에서 배를 타면 몇 곳의 작은 섬을 들러 연대도에 도착하게 되구요.

혹시 “왜 따로 떨어져 있는 두 섬을 자꾸 묶어서 얘기하는 거지?”라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네요. 당연한 일이지요. 각자의 이름을 가진 섬인데, 중간에 바다가 가로막고 있는 두 개의 섬인데 자꾸 한 곳처럼 이야기하는 게 이상한 게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두 섬 사이에는 몇 년 전 다리가 놓였습니다. 걸으면 출렁거림을 느낄 수 있는 바다 위의 다리가 말이지요. 그래서 이제 각기 다른 섬이지만 하나와 다름없는 곳이 된 것이지요.

배 시간을 잘 살펴본 후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해 배에 올라 20여 분이 지나면, 두 섬을 잇고 있는 다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바다 위로 불쑥 솟은 것들 중 유일하게 사람이 만든 것이라 유독 눈에 띄기 때문인데, 그래서 별 고민도 없이 우선 다리를 건너기 위해 길을 잡습니다.


밑에서 보던 것과 달리, 다리 위의 높이는 상당한 편입니다. 게다가 바닷바람은, 거칠진 않지만 제법 강한 편이고요. 그런 상황에서 출렁거리는 다리를 걷는 일은, 상당히 스릴이 넘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중간에 잠시라도 멈춰서 발 아래로 펼쳐진 바다를 한 번은 감상해보길 바랍니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시원한 광경이 펼쳐지니 말입니다.

두 섬 중 먼저 각광(?)을 받기 시작했던 곳은 연대도였습니다. ‘에코 아일랜드’라는 타이틀에서 볼 수 있듯이,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를 통해 마을의 전기를 충당하는 한편 섬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국화차, 나물 장아찌 등을 ‘할매공방’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면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집집마다 붙어 있는 ‘사연이 적힌 문패’도 연대도만의 특징이었지요.


만지도는 연대도와 다리가 연결되면서 ‘뜨기’ 시작한 섬입니다. 주위 섬 중 가장 늦게 사람들이 정착해 살기 시작했다 해서 늦을 만(晩)을 써 만지도(晩地島)라는 이름을 얻었을 만큼 젊은 섬이기도 하지요.


두 섬 모두 섬의 가장자리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데크가 깔려 있고 저 멀리 있는 바다까지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작은 섬이다 보니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고 많이 힘이 드는 코스도 아니지요. 그러니 두 섬을 꼭 한 번 걸어보길 바랍니다. 푸른 바다 위에 꽃도 많은 봄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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